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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미스터리 : 머리 잘린 닭 마이크
사람이나 동물이나 신체의 일부를 잃는다 해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머리가 없다면, 그래서 목까지만 있다면 생명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그런 일은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동물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머리가 잘린 채로 무려 18개월 간이나 살았었다고 합니다. 죽은 것도 사고로 죽은 것이지 머리가 없는 탓에 죽은 게 아니라고 하니 놀랍네요. 바로 수탉 마이크 이야기입니다. 마이크의 기구한 이야기 들어보시죠.
머리 잘린 닭 마이크 이야기
때는 1945년 미국 콜로라도 주의 한 농장. 마이크는 그 농장에서 키우던 수탉이었습니다. 주인집의 보살핌 속에서 다른 닭들과 함께 토실토실 잘 자랐습니다. 그리고 닭들이 다 자라자 주인은 키우던 닭들의 일부를 시장에 내다 팔기로 했습니다. 남편 로이드 올슨은 아내 클라라의 도움을 받아 닭들을 잡았습니다. 그는 닭의 목을 베고 아내는 털을 뽑아 깨끗하게 했습니다.
그런데 닭 한 마리가 이상해 보였습니다. 보통은 닭의 머리를 벤다고 해서 바로 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어느 시간이 지나면 당연히 숨이 멈추게 됩니다. 길어봐야 최대 15분이 지나면 죽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 닭은 그 시간을 훌쩍 넘겼으면서도 계속 살아서 뛰어다니고 있었던 것입니다. 심지어 머리가 있을 때처럼 부리로 깃털을 정리하려 하지 않나, 모이를 쪼아 먹듯이 하지 않나, 꼬끼오하고 외치는 동작을 보였습니다. 기겁을 한 올슨 부부는 그 닭을 잡아 상자에 넣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생각을 해냈습니다.
어제 잡은 닭들을 시장에 가서 팔 때 마이크를 같이 데려간 것이죠. 그리고 사람들에게 보여주었습니다.
덕분에 마이크의 이야기는 순식간에 퍼져 나갔습니다. 지역의 여러 언론사들이 그를 찾아와 마이크를 찍어 갔습니다. 졸지에 올슨과 머리 잘린 닭 마이크는 유명 인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몇 주가 지나자 한 흥행사가 그를 찾아와 사업이야기를 했고 올슨은 그와 함께 전국을 돌며 마이크를 보여주며 돈을 벌 수 있었습니다. 힘들게 농사를 짓지 않아도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올슨이 흔쾌히 동의를 한 것이었습니다.
마이크의 어처구니없는 최후
그들이 마이크를 데리고 전국을 돌 때 유명 잡지사인 라이프 지가 마이크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덕분에 이제 머리 잘린 닭 마이크는 전국적인 유명 스타가 되었습니다.
물론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때에도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많았습니다. 그들은 머리가 없는 마이크를 이용해 돈을 벌고 있는 올슨을 비방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돈 맛을 보면 웬만한 고난을 견딜 수 있는 법이죠.
올슨은 누가 그러거나 말거나 계속 전국 투어를 하면서 마이크 덕에 많은 돈을 벌었습니다. 한창 잘 벌 때는 한 달에 4,500불을 벌었다고 합니다. 지금으로 보면 큰돈이 아니라할 수 있지만 당시 미국의 1인당 GDP가 1100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고 하니 올슨이 얼마나 큰돈을 벌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평균 연봉을 거의 한 달 만에 벌었으니까요.
그러나 모든 불행과 행복에는 제한 시간이라는 것이 있지요. 올슨의 행복도 계속되지는 못했습니다. 1년 반 정도가 지난 1947년 어느 날 드디어 마이크는 진짜로 죽게 됩니다. 그런데 죽음의 원인이 너무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마이크는 머리가 없어서 죽은 게 아니라 사고로 죽었기 때문입니다.
사고는 이랬습니다.
마이크는 머리가 없는 관계로 목구멍으로 먹이를 주었는데 하루는 그만 목구멍에 먹이가 걸리고 말았습니다. 그런 일은 간혹 있는 일이라 주사기를 통해 빼내곤 했는데 그날따라 공연장에 주사기를 놓고 온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밤에 마이크가 목에 먹이가 걸려 괴로워하는 소리를 듣고 깨어난 올슨 부부는 주사기를 찾았지만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머리가 없는 채로 1년 6개월을 산 마이크는 허망한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해프닝
마이크가 유명해지자 닭의 주인인 로이드 올슨이 머리 없는 닭 마이크로 인해 떼돈을 번다는 소문이 전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그러자 많은 농장주들이 기르던 닭의 목을 내리치는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자신들도 올슨처럼 고생하지 않고 돈을 벌고 싶었겠지요. 그러나 당연히 모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오래 산 닭은 2주 동안 살았다고 합니다.
마이크 미스터리의 진실
마이크는 어떻게 머리가 없는 채로 그렇게 오래 살 수가 있었을까요? 아마 먹이가 목에 걸려 질식하지만 않았어도 마이크는 천수를 누리고 죽었을 겁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요?
사실 머리가 잘린 후에도 신경이 잠시 살아 있어 신체가 움직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짧은 시간만 가능하지요. 최장 10분 정도면 끝이 납니다.
그럼에도 마이크가 살 수 있었던 것은 닭의 신체 구조 덕분이었습니다. 닭의 뇌는 구조상 대부분이 두개골의 뒤쪽, 눈 뒤에 있습니다. 로이드 올슨이 마이크의 눈, 귀, 머리 부분을 잘랐을 때 뇌가 있는 부분은 자르질 않은 것이었습니다. 물론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었지요. 이로 인해 마이크는 호흡 활동을 할 수 있었고, 음식물 소화도 가능했던 것입니다.
운도 좋았죠. 그리고 어쨌거나 머리가 없는 관계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했습니다. 먹이와 물은 스포이트 주사기를 통해서 식도로 직접 제공을 해주었고, 주사기로 목구멍에서 점액을 빼주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매일 세심한 보살핌을 주어야 했지만 올슨은 일종의 죄책감과 돈을 벌어주는 고마움에 당연히 마이크를 세심하게 돌보고 생명을 연장시켜 주었던 것입니다. 그러다 먹이가 목에 걸리면서 주사기가 없자 마이크는 속절없이 죽고 만 것이었습니다.
이후 마이크의 이야기는 영화의 소재가 되기도 했고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에 TV 프로인 '타임머신'과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할리우드 영화인 쥐라기 월드에서 패러디가 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마이크를 기리는 의미에서 마이크가 올슨 부부와 함께 살았던 콜로라도 주의 프루이타 시에서는 5KM 달리기와 먹거리, 게임, 음악 등이 풍성한 행사를 매년 열고 있습니다. 그 행사의 이름은 '머리 없는 닭 마이크 축제'입니다.
오늘의 이야기 어떠셨나요? 사람이건 짐승이건 생명이란 질길 땐 소 힘줄보다 질기지만 약할 땐 파리 목숨보다도 약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나 어떤 환경에서든 살 수 있는 생명력의 끈질긴 힘을 보여주는 일화였습니다.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네요.
사실 신체적 핸디캡은 불행의 원인이 아닙니다. 커다란 신체적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업적을 이루거나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친 사람들을 얼마든지 볼 수 있습니다. 소아마비였던 루스벨트 대통령이 그랬고, 큰 화상을 입었지만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되고 있는 이지선 씨 이야기가 그렇습니다.
핑계는 또 다른 핑계를 만들지만 행동은 또 다른 행동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됩니다. 어떤 환경이든 극복하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삶은 누구에게나 가능합니다. 그런 날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다음에도 재미있고 신기한 이야기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